지난 2007년 대선을 뜨겁게 달궜던 ‘BBK 사건’과 관련,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이 ‘BBK 사건’의 핵심인물 김경준 씨의 송환을 미뤄줄 것을 미국에 요청했다는 위키리크스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.
<경향신문>은 최근 “위키리크스가 2일 공개한 미 국무부 기 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이던 유종하 전 외무장관은 2007년 10월 25일 알렉산더 버시바 우 주한대사를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”고 보도했다.
보도에 의하면 유 전 장관은 대선 전 김경준 씨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정치적 충격이 ‘폭발적’일 것이라며 “미국은 한국 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게 현명하다”고 버시바우 대사에게 말했다는 것이다.
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31일 유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를 거절하며 미 국무부가 김 씨의 송환을 2005년 말 이미 결정했으며 김 씨 역시 더 이상 송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 지 않고 있으므로 “송환을 미룰 법적 근거가 없다”고 설명했 다는 것이 전문의 내용이다.
아울러 이 전문에는 유 전 장관이 버시바우 대사에게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이라크 파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.
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 가운데는 이 대통령이 취임 하기도 전부터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미국측에 미국산 쇠고 기 개방을 약속했다는 내용의 전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 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.
전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월 17일 당시 대통령 인수위 에 몸담고 있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인택 통일부 장 관은 버시바우 미 대사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 미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현 장관은 버시바우 대사 에게 총선 직후인 4월이 가장 적절한 방미시기라며 이 대통 령의 캠프 데이비드 방문을 제안했다고 한다.
그러자 버시바우 대사는 “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 한 이후 이명박 당선자가 미국을 방문하면 더 좋을 것”이라 고 언급했고 현 장관은 쇠고기 이슈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이 당선자가 잘알고 있다며 방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 해 한국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고 화답했다는 것이다.
이같은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“이정도면 ‘사실상’ 매국”, “이젠 놀랍지도 않습니다”, “우리 가카는 앞뒤 가 다르셔”, “일단 잘보여야 성공한다?”, “딱 걸렸네”, “이러 고도 법과 원칙을 씨부리나?”, “이제 시작일 뿐”, “가지가지 한다”, “미국에 차용증을 얼마나 써줬을까?”, “임기 끝나고 전면 재수사” 등의 반응을 보였다.
한 네티즌은 “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‘광우병 보도’의 본 질은 미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약해지는, 국민의 자존심애 생채기를 낸 대미 협상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”며 “주한 미 국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외교전문(위키리크스 공개)은 그런 '저자세 외교'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”고 지적했다.
또 다른 네티즌은 “캠프 데이비드에 가서 부시랑 친한 척 하 고 싶어서 미국산 소고기 전면개방을 약속했고, 애꿎은 PD 수첩과 촛불시민만 잡아댔다”고 일침을 가했다. “도대체 ‘국 익 포기의 범위’는 어디까지? 이럴려고 대통령 되겠다고 한 건가”라고 비난을 퍼부은 네티즌도 있었다. 한 네티즌은 “앞 으로 드러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닐 듯”이라고 꼬집었다.
한편,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 중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 원장이 지난 2002년 방북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 나 “우리는 모두 위대한 지도자의 자녀이니 선친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둘에게 달렸다”고 말했다는 내용의 전문도 있 는 것으로 전해졌다. 박 전 대표는 이를 2008년 캐슬린 스티 븐스 주한 미국대사와의 오찬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.